또래를 폭행하고 또 폭행당하는 아이들, 교복을 입고 골목에 모여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 이미 뉴스면 단골 아이템이다. 심지어는 자해 영상을 SNS에 업로드하고, 최근에는 마약에 손대는 청소년들까지 나타났다. 갖가지 이유들과 상황들로 가정의 울타리 밖에 내던져진 아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불법을 사주하고 조건만남을 요구하는 못난 어른들뿐이다. 거리는 가출청소년들에게 스스로 생존하기를 요구한다. 특히 어린 나이와 가출 사실이 성매매 시장에서 가출청소녀들을 탐욕의 대상이 되는 상품으로 전락시킨다. 거의 유일한 생계유지 수단으로서의 조건만남
중학교를 같이 다녔던 중국인 친구가 한국에 놀러 온 적이 있다. 점심 약속 차 만난 그는 전날 서울 한복판에 있는 클럽에 갔다 왔다며, 전날의 여운에 취해 신나있었다. 한국인들은 왜 이렇게 잘 노는 거냐며 친구는 놀라워했고, 그 말에 아닌 척 겸손을 떨었다. 하지만 확실히 어느 나라의 밤거리도 서울의 밤거리만큼 번화한 곳은 내 짧은 국제경험 속에는 없었다. 그 ‘밤의 민족’이 이제는 오후 10시만 되면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신데렐라’가 되었다. 10시가 가까워지면 도심 곳곳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장관이 펼쳐진다. 물론
20대 대학생의 표심을 잡으러 온 시장선거 유세차 두 대. 사람들은 여느 때처럼 제 갈 길 바쁘다. 앞으로 1년, 서울을 누가 운영하도록 할 것인가. 빨간 약과 파란 약, 선택의 순간이다. 그런데, 과연 다른 선택지이긴 한 걸까? 이윤 디지털콘텐츠부장 profit@
17일 밤, 10시가 지난 중앙광장과 민주광장에 서서히 사람들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문과대학 서관 앞에서도 민주광장의 소음이 들렸다. 코로나 이전의 교내 축제를 연상케 했다. 이튿날 밤에도 자유마루는 만석이었다. 4인 이하로 나뉘어 곳곳의 식당에 흩어져있던 일행들은 식당이 마감하는 10시 무렵부터 하나 둘 민주광장으로 모여들었다. “마스크가 없는데 어떡하지?” 손으로 나마 입 주변을 가리고 일행을 반기기도 했다. 먼저 온 무리는 테이블에 앉고, 이후 합류한 이들은 바로 옆 나무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한 일행처럼 보이지 않으려 애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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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뭐가 미안한데?” 이 대화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잘못 하나 없이 살아왔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어쩌다 보니 사과를 하는 일보다 받는 일이 더 잦았다. 특히 신문사의 부장이 되어 책임의 무게가 가중된 만큼, 지적사항은 끊임없이 생기고 무수한 사과를 돌려받는다. 한 명 한 명의 사과가 허리께까지 내린 눈처럼 쌓인다. 그 와중에도 누군가의 사과에는 한 마디 만에 용서를 말하고, 다른 누군가의 사과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허탈감에 말꼬리를 잡게 된다. 그렇게 한참을 지적하다가 애매하게 ‘논쟁’이 끝나면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후